안녕하세요? 놀고먹는 일에 진심인 놀자부부-TheNolBu의 놀부입니다.
오늘은 지난 주말에 부모님 모시고, 누나네와 식사를 하러 대전에 다녀온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찬바람이 솔솔 아침저녁으로 불고 있는 요즘입니다. 찬바람 맞기 전에 몸에 좋은 음식 많이 드시고, 건강한 계절 나시길 기원합니다. 연휴였던 지난 주말에 대전으로 내려가는 길은 몹시도 막혔습니다. 그래도 수도권에서 대전으로 내려가는 방향은 양호했지만, 반대쪽은 특히, 천안-대전 구간은 거의 차들이 서 있더라고요. 우리도 돌아갈 때 저러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운전을 했습니다.
유성IC로 나와서 10분 남짓 이동을 한 곳은 수통골이라는 동네였습니다. 제법 큰 식당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수많은 차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수통골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골짜기 길이 좁았습니다. 일방통행으로 이동을 하다 보니 차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느릿느릿 움직였어요. 하지만 공영주차장도 있고 대부분의 식당들이 전용 주차장을 마련해 놨기 때문에 주차는 무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간 집은 <수통골 감나무집> 본점이라는 한방오리백숙, 닭백숙을 파는 식당이었습니다. 누룽지 백숙 오랜만에 먹어봤습니다. 이곳의 주차장은 아주 광활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들로 거의 꽉 채워져 있었어요. 맙소사~!!! 대단한 집이로구나. 식당 건물 자체도 아주 으리으리했습니다.
입구에 저렇게 멋진 현판이 걸려있으니 거 고급져보이는군요. 그리고 뭔 유명인들이 이렇게 많이 왔다 간 건지. 그리고 그것들을 표구해서 전시를 해 놓으니 참 있어 보이는구나. ^^;;; 어쩌면 저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도 이 식당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먹어 본 누룽지백숙은 "장O촌"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전국적으로 매우 많은 체인점이지만 제가 가본 매장은 모두 손님들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곳에서 먹어 본 적은 없지만 이러한 가게 입구의 포스로 봤을 때 우리가 맛나게 먹기에 전혀 손색이 없을 거라는 점은 믿어 의심치 않을 수 있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대전에 살고 있는 누나가 예약을 할 것이기 때문에 '아~ 빨리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식당으로 들어섰습니다.
밖에서 봤을 때에도 광활한 주차장과 으리으리한 건물에 놀랐는데, 실내에 들어오니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외부 창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내부 모습 때문이었죠. 그 중에서 창가 쪽으로 방이 만들어져 있는 거예요. 물론 각 방은 크기의 차이가 있지만 작게는 식구 단위, 크게는 직장 회식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까지 다양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벽을 이용해 방의 크기도 조정할 수 있는 듯했어요. 간혹 교외의 큰 규모의 식당 중에 건물은 크지만 내부의 구조가 너무 개방적이어서 손님들이 북적거리면 함께 간 사람들끼리 맘 편히 대화 나누기 불편한 곳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공간을 세부적으로 나누고 다만 그 공간의 분리와 합체가 가능하도록 만든 것은 매우 합리적인 방법 같았습니다. 물론 중앙 홀에도 테이블이 충분히 있으니 널찍한 공간에서 드시고 싶은 분, 또는 셀프바 가까이 자리 잡고 싶은 분들은 취향에 따라 자리 잡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주문해 놓은 메뉴는 오리 누룽지 백숙 2개입니다. 저희 일행이 어른이 5명에 아이가 4명이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음식이 제법 남았습니다. ^^;;;;; 물론 저희 아이들이 모두 양이 적은 사춘기 여학생들이었다는 점과 놀부의 양이 엄청 줄었다는 점이 남은 음식의 요인이었어요. ㅠ,.ㅠ 요즘엔 많이 못 먹겠어요. 특히 놀부는 빨리 먹는 걸 잘 못해요. 천천히 느긋느긋 세월아 네월아, 술 한 잔 하면서 즐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ㅋㅋㅋ 나름 프랑스 스타일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만 누가봐도 전형적인 충청도의 여유로움인 것 같아요. ^^;;;
놀부가 먼길을 온 관계로 음식은 먼저 세팅되어 있었고 저희는 바로 먹으면 되는 상태였어요. 딱~ 저것만 보면 양이 많지 않은데...?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 아래아래 사진에 보시면 뚝배기 2/3 정도로 담긴 누룽지백숙의 죽이 보이시죠? 누룽지백숙의 포인트는 바로 저 누룽지와 고기를 함께 먹는 것이죠. 일단 퍽퍽 살을 제외한 보들 살을 위주로 소금을 살짝 찍어 드시고, 비교적 인기가 없는 퍽퍽 살들은 잘게 찢어서 죽에 넣어 먹습니다. 물론 이 때도 소금 간을 살짝 해 주셔야 훨씬 맛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모두 알고 있겠죠? (헐~ 삼척동자라니..... 대체 언제적 표현이지....??)
사이드로 제공되는 찬들은 셀프바에서 더 가져오실 수 있고요. 특히 입맛을 돋워주는 단호박 샐러드는 아이들이 손을 잘 안 대는 관계로 모두 어른들 앞으로...^^;;; 고추는 아삭고추도 있고 셀프바에 가시면 매운 고추도 있었어요. 취향에 따라 가져다 드시면 되고, 참고로 찍어먹는 쌈장은 된장에 가까운 살짝 투박한 맛이었어요. 그리고 시원한 동치미 국물도 함께 나왔습니다.
김치는 먹기 좋게 썰어 주시고, 백숙만 먹기에 조금 아쉬움이 남았던 저희는 녹두빈대떡도 궁금해졌습니다. 녹두빈대떡은 파이 10cm정도되는 크기의 빈대떡이 세장 나왔고 바삭한 테두리와 부드러운 안쪽 부분이 적절히 잘 어울렸습니다. 물론 빈대떡만 먹으면 목이 막히니까 원 막걸리 1병도 함께 주문헀습니다. 대전에 오면 원 막걸리로.....^^;;; 빈대떡은 아이들도 잘 먹더라고요. 아무래도 백숙의 건강한 맛만으로는 2%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 덕에 누룽지 백숙을 신나게 먹던 놀부는 너무 배가 불러서 빈대떡은 몇 점 못 먹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ㅠ,.ㅠ
아~~~ 막국수도 먹어 보고 싶었지만..... 배가 찢.......ㅠ,.ㅠ 다음 기회로 양보.......
식당내부는 깔끔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맛도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 않는 건강하고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손님들이 좀 빠진 뒤였고 나가는 길에 좀 여유 있게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어머나!!! 입구에서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시선을 뺏겨버린 놀부네 첫째~!!! 분명 배부르다고 했는데.....ㅡ,.ㅡ;;;; ^^;;; 어렸을 때부터 뽑기를 좋아하던 둘째는 돌리는 뽑기 기계 앞에 시선고정~!!! 커피 판매기에 시선이 꽂혔던 놀부마눌은 마음을 추스르고 돌아섰다는 후문이 들립니다.
어랏~!! 분명 손님들이 들어올 때보다 많이 빠졌는데..... 주차장을 보니... 차는 여전히 가득하군요. 부른 배 쓰다듬으며 수통골 산책 잠시 하고 이동해야겠습니다. 간밤에 비바람이 심하더니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들 잘 챙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쌀쌀할 때는 뜨끈한 닭백숙에 오십세주 한 잔 탁~!!! 드시면 아주 훈훈하게 열기를 돌리실 수 있겠죠~^^? 그럼 남은 하루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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